Luminal

from 어떤 날 2014. 5. 27. 01:10
연민이 남아 있으니, 이 대화도 끝이 나겠지, 길 모퉁이에서 서성이며, 네 모습을 지켜보던 나도, 이미 몇 년 전의 나, 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말지, 그러므로 이 대화도 끝이 나겠지, 더는 네가 살아 있을 거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고, 우리가 살던 곳을 떠나 살아가는 너를, 나도 조금도 그릴 수가 없겠지, 화를 내고, [분]해하고, 바보 같은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씹어 대며 웃어보이던, 네 등 뒤에 나 있는 까만 점도, 이 대화로 끝이 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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