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tively Warm

from 글쓰기 2009. 7. 7. 00:35

  녀석들은 정말 멋대로 지껄인다, 네 소문은 들었어, 누구누구와 갈 때까지 갔다고 하던데, 라고 말한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라고 하면, 왜 우리는 안 되는 거야? 라고 말한다. 녀석들은 정말 멋대로 지껄인다, 내가 매일 다른 남자와 잔다고 해서 너희들과 내가 자야 한다는 거야? 라고 하면, 왜 우리는 안 되는 거야? 라고 또 말한다. 우리를 무시하는 거야? 라고 녀석들이 말하고, 나는 자리를 떠나려고 한다, 우리를 뭐로 보는 거야? 라고 녀석들이 말하고, 내 머리채를 잡고 치마를 벗기려고 하며 나를 자리로 내동댕이친다. 나는 저항하다가 말고, 알았어, 그런데 여기는 그렇잖아, 어디 들어가서 해, 라고 말한다. 진작 그럴 것이지, 녀석들은 정말 멋대로 지껄인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과 머리를 가지런히 하고 핸드백에서 거울을 꺼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 상황을 어떻게 넘길까,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상대적인 것이다. 내가 백 명의 남성과 번갈아 가며 관계를 가진다고 해도, 녀석들이 어떤 이유나 조건 없이 나와 자는 것이 허락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인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강간 밖에 하지 못하는 변태가 되고 만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순정을 대외적으로 과시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불구자가 되고 만다. 나는 약속한 친구가 있다고 하며, 녀석들에게 이야기하고, 당신에게 전화를 건다. 도와줘. 

  그날 집으로 돌아오며 저 하늘을 보았다, 입 안 가득 베어 물고 싶은 충동이 드는 구름 아래로, 난 당신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 왜 내겐 이런 일만 일어나는 걸까? 당신에게 물었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저 녀석들이 잘못한 거야, 녀석들 정말 멋대로 지껄이던걸, 네가 먼저 잠자리를 하자고 했다는 둥, 네가 먼저 꼬드겼다고 하는 둥, 하면서 말이야. 네 잘못이 아니야, 네가 백 명의 남성과 번갈아 가며 관계를 가진다고 해도, 녀석들이 어떤 이유나 조건 없이 너와 자는 것이 허락되는 것은 아니야, 관계는 상대적인 거야. 그래도 내가 잘못한 거지? 나는 당신에게 안겨 어깨를 들썩거린다, 당신은 아무 말 없이 그런 나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잘 있어, 라고 하며 떠난다. 네 잘못이 아니야, 당신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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