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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글쓰기 2009. 7. 4. 12:38

이야기했잖아, 빛을 많이 주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돼, 저 모습으로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어, 너에게 필요한 건 적당한 빛, 이야, 곧 알게 될 거야. 나는 실패했다. 내가 그린 그림은 내가 쓴 책처럼 전혀 팔리지 않았다. 전시회와 작품 활동을 하느라 빚을 많이 졌고, 정부의 고환율 정책으로 대출을 받을 수도 없었다, 나는, 나를 믿어주었던 당신으로 부터 도망쳤다. 역시 나 같은 건 안 돼, 라고 생각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나는 에스코트 에이전시에 가입을 하고, 시내든 시외든, HOUSE 든 HOTEL 이든, 어느 곳이든지 갔다. 그 때, 나는, JOY 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러다 또 당신을 만난다, 24시간 GFE 의 대가로 나는 거기에 앉아 있었고, 당신은 나를 다시 만나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여기서 뭐해? 당신이 묻고, 나는 고개를 돌리고, 알잖아, 나는, 실패했어, 나는 원래 안 되는 아이였어,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감각도 없었어, 그래, 이제 뭐할까? 나는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묻는다, 그냥 거기 내 옆에 있어, 내가 너에게 투자를 했던 이유는 네가 실수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었어, 네가 만약 실수하지 않았다면, 나는 너에게 투자할 이유가 없는 거야, 투자라는 건 그런 거야. 끊임없이 실수하고 그것으로 부터 무언가를 배우지 않는다면 투자라는 건 필요하지 않는 거야. 당신이 말한다. 이번 일로 내가 얼마나 쓸모없는지를 알게 되었어, 겨우 그걸 나에게 알게 하려고 지금까지 그랬던 거란 말이야? 당신이 잘못한 거야. 내가 말한다. 거기서 부터 시작하는 거야, 네가 얼마나 쓸모없는가, 하는 것을 네가 온전히 받아들이고, 거기서 부터 시작하는 거야, 정말 네가 쓸모없다는 사실을 네가 받아들이고 있다면, 이런 곳에서 GFE 만 반복하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야. 얼굴이 붉고 뜨거워진다, 눈물만, 부끄러움에, 조금 전에 벗은 스커트 위로 떨어져 내린다. 돌아와, 당신이 말한다. 나는 이대로 당신의 입술을 놓고 싶지 않다, 는 생각을 한다, 당신이 내게 다가온다, 나는 당신에게 돌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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