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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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cancel 2009. 6. 14. 21:51

이제 내게 남은 건, 깃발을 들고 항해를 위해, 출발 전날 술을 마시고, 오늘을 잊자, 지금도 내게 남아 있는 것은 항해를 위해, 더 천천히 움직이는 바다를 알아, 바다에 간 적이 있지만 이전의 바다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있는 것이 없어, 그 많은 경험동안 내가 알게 되었던 것은, 두려움은 기억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거야, 뱃머리 앞에 앉아, 내일 출발하는 배편을 알아보고, 티케팅을 하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 한참을 저 앞머리를 바라본다, 나를 데리고 먼 곳을 떠나야 하는 뾰족한 날은 촘촘히 박힌 바다 위에 흔들림 없이 떠 있다. 내가 보고 있는 것들에 매료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미안한 마음이 들고, 행복이 허락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 있을까? 라는 물음과 지금의 나는? 으로 끝나버리는 온갖 물음을 뒤로 하고, 내가 가야 할 길은, 나 자신으로 나 있는 조그만 오솔길도, 당신으로 가는 그 넓은 도로도 아니야, 이제 내게 남은 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오늘, 외에는 없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