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해당되는 글 7건

  1. Well Water 2 2009.10.13
  2. 6월 16일 2 2009.10.13
  3. Maroon Girl 4 2009.09.23
  4. Sky is falling. 2009.08.26
  5. Palace 8 2009.08.24
  6. Morning Kiss 2009.08.18
  7. Mauvais Sang 2009.04.12

Well Water

from 글쓰기 2009. 10. 13. 13:41

이 작은 샘이 있어, 물이 나지 않는,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나를 보여주지 않는, 그러다 비가 오는 것을 기다렸어, 샘이 있어, 나를 보여주고 싶었어, 라는 말을 하지 말 걸 그랬어, 라는 생각을 빠뜨리고 싶었어, 그런 샘이 있었어, 비가 오고 내 주위의 나무들이 나만큼 커가는 것을 보면서 나를 봐, 샘을 들여다보았어, 나를 보여주지 않는, 샘물의 한편에 나 있는 풀잎을 보았어, 작은 샘이 있었어, 기억 속에는 늘 마르지 않는 샘이 있었으면 했어, 그런 이야기를 당신에게도 하려고 했어, 그렇지만 물이 나지 않는 샘, 이 있었을 뿐이었어, 단지 그 말을 하려고 했어.

2009/08/30 - [글쓰기] - Daydream (Freudian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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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from 글쓰기 2009. 10. 13. 03:36
시작, 눈을 감으면 낙서를 할 수 있어, 마스카라가 무거워지는 때, 눈썹에 밥풀이 묻어 있어, 당신이 와서 핥을 수 있게 나는 이렇게 눈을 감고 있을 수 있어, 내 소매에는 당신의 기억이 간장처럼 얼룩져, 짭조름한 향이 방 안 가득히 퍼져도, 이상하게 이 견딜 수 없는 '무지'는 밤이 되어도 타지 않았어. 가려워, 붉은 피가 날 때까지 긁고 나면 옛 기억이 온몸에 펴져서 가려움은 극에 달해, 온통 얼굴이 빨개지고, 긴장해서 치아가 흔들릴 정도로 울고 싶어지면 팔이 떨려서, 수저를 들 수도 없게 되었지, 그리움은 떨림과 같은 거야, 눈을 깜빡이고, 나는 하나의 감정 없는 물건처럼 될 수 있어, 신호등처럼 점멸하는 나는 콘센트가 꼽혀 있지 않은 가전 기구처럼 차가워지고, 밤 아래 달이 묻은 화장대 앞에서 나는 몇 번이고 얼굴을 감싸고, 밀가루가 묻은 연극배우처럼 양 눈을 비비며 표정을 짓지만, 이상하게도 이 견딜 수 없는 '무지'는 밤이 되어도 타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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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oon Girl

from 어떤 날 2009. 9. 23. 01:51
시계를 켜고, 째깍째깍, 이
는 소리에 맞추어서 나
는 춤을 추지 않을 테지
만, 다시 내가 시, 를 쓸
수 있을까, 를 생각했어, 읽
고 있던 책을 덮고, 방 안
의 불을 끄고, 내일 아침 해
가 떠오를 때까지, 만이라
도 깨어 있자고 고집을 피
우며, 내 마른 몸뚱이가 만
들어내는 소음을 따라서 사
회적으로 타살된 사람들
의 숨소리, 를 기억하고 결
코 내 것이 될 수 없는 아픔
과 함께, 단지 세상이 소, 수,
의 이미지로만 반짝이던 그
때의 일을 다시 겪으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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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is falling.

from 어떤 날 2009. 8. 26. 13:35

구름이 떠갈 때 내 모습은 간데없고, 푸른 전등이 하늘에 매달려 비와 함께 땅 위로 떨어지지, 나는, 그걸 밟으며 걸어가는 사람, 나는, 그걸 걸으면서 바라보는 사람, 자르지 않은 머리카락은 가닥 없이 등 뒤로 넘어가 있고, 내 신은 구두는 또박또박 내가 하는 이야기에 말대꾸를 하고 있어, 구름이 떠가는 날, 비와 함께 떨어지지 못한 푸른빛이 어둠속으로 사라질 때 내 모습은 간데없고, 하늘의 푸른 전등은 당신을 향해 깜빡이고 있어, 내가 외롭게 하지 못하는 유일한 사람, 인 당신을 향해 깜빡이고 있어.

2009/06/17 - [어떤 날] - Modern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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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ace

from 낙서 2009. 8. 24. 22:48


한터를 취재하고 돌아온다, 눈이 아라비아인을 닮은 내 또래의 아이를 만난다, 친구가 되자고 하자, 됐다, 고 한다, 육교 위에서 오른쪽 다리가 절단된 홈리스 노인이 새벽길에 잠들어 있는 것을 본다, 옆으로 다가가 흔들어 깨우자, 자는데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한다, 버스 정류장에 만취가 되어 누워 있는 중년 남성을 일으켜 세우며 집이 어디냐고 묻자, 내게 욕을 하더니 다시 잠이 든다, 주위의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본다, 모두 내 잘못이다. 너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니? 가끔 이 나라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 해서 우리들, 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목격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거리에 그대로 둠으로 해서 말이야. 복지 예산을 줄이면 저런 사람들이 더 많이 늘어날 거야, 그러면 주변 환경을 가꾸기 위해서 저런 사람들이 없는 지역을 개발하려고 들 테지, 개발 이익 같은 건 정말 아무래도 좋은데 말이야, 그건 저 사람들 몫이 될 수 없으니까, 보지 말아야 할 것들을 거리에 그대로 두면 경제는 발전하도록 되어 있어. 저 사람들은 구매 능력이 없어서 아무래도 좋은 거야. 모두 내 잘못이야. 전화기를 든다, 여기에 이런 사람들이 있어요, 거긴 우리 관할이 아니에요, 일손이 달려서 안돼요, 그걸 우리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여러 가지 답 중에서 알맞은 답을 고르기는 어렵다, 저 벽을 헐면 돌을 날랐던 사람들의 이름이 쓰여 있다, 그렇지만 저 벽은 허물 수가 없다, 왜냐하면 저 벽은 옛 궁궐의 돌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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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ing Kiss

from 습작 2009. 8. 18. 09:52

잠을 깨는 것은 쉽다, 햇살은 숨을 쉬지

않으므로
눈을 비비고 있는 것은 나, 라는 나,
아침이면 예의 무딘 바늘을 뿌려댄다,
햇살, 은 내가 잠드는 것을 위해 아침을
만들어 내고, 내일 아침의 나, 는 오늘 밤을
숨 쉬었던 나, 는 아닐 것이므로,
숨 쉬지 않는 것은 바람 속에서 잠을 깨지
않아도, 아침, 은 반겨주는 이, 없이 다가오
기 마련이다.

따가워, 라고 말하지 않아도 좋
아, 피부가 맞닿을 때, 가지 마, 라고
말하지 않아도 좋아, 네가 나를 만날 때
면, 그렇게 큰 눈으로 눈물을 쏟지 않아
도 괜찮아, 아침, 이면 그럴 수 있는 거
야, 그럴 수 있는 날, 은 그런 시간은 어,
디에나 있기 마련이야, 네 욕망은 무엇
도 잘못되지 않았어, 숨을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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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vais Sang

from 낙서 2009. 4. 12. 04:14

날이 어두워지고 나는 엉금엉금 기어

서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샤
워를 하고 거울을 보고, 커피를 마시고
"이 방은 아직 추워." 라고 말하며 집
을 나서, 나는 기어 다니는 것에는 익숙
하지 않아, 그건 당신이 보아서 알거야,
라는 말을 하지, 내가 가지고 있는 건
'Rimbaud' 의 'Mauvais sang' _ 기억
할 수 없는 밤을 지나 찾아온 건 _ 당신
도 나도

나는 버림받기 위해 태어났고, 당신은
내 사랑을 갈구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
었어 _ 내가 가진 꿈은 멍울처럼 단단해
지고 아파져서 당신이 그것을 건드리는
순간 _ 나는 아파, 터지고 곪아서
나 자신 _ 을 잃게 되었어, 그것을 보며
당신은 즐거워하고 나를 저만치 밀어내
었지, 이것이 네가 가진 길이야, 이것이
네가 가야할 길이야, 그렇지만 내가 가지
고 있는 건 _  
'Rimbaud' 의 'Mauvais sang' _ 기억
할 수 없는 밤을 지나 찾아온 건 _ 당신
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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