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에 해당되는 글 3건

  1. Home sweet home 2011.08.24
  2. 슬픈 달 4 2011.08.22
  3. Melodum 2011.08.19

Home sweet home

from 어떤 날 2011. 8. 24. 23:35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스름이 질 무렵의 하늘이 반가워, 집으로 뛰어들어가 카메라를 들고, 주변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갔지, 하늘만을 보면서, 이런 시간대의 하늘은 늘 나를 반겨주는 횡포, 내가 보고 있는 하늘이 늘 마주하는 그 하늘이 아니기를 바라며, 하늘만을 쳐다보며, 카메라를 들고 그들에게 반갑게 인사했지, 늘 그 자리에 있는 나를 위해, 늘 _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들에게,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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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달

from 습작 2011. 8. 22. 00:34

사랑이라고 말할 때마다, 우린 슬

픈 달을 만나고 있었지, 해가 떠 있
던 곳으로 날아와 어느덧 밤 한가운데
에서 술 취한 듯 서 있는 우리를 위해, 슬
프게도 아프지 않은 달 한 덩어리, 가 우리
들의 머리 위를 떠나지 않고 따라오고 있
던 어느 날의 기억은 _ 우리가 사랑이라고 말
할 때마다 떠오르던 그 구절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 오로지 너만을 사랑하겠노, 라고 말
하던 때의 우리는 아직도 슬픈 달의 이름을
잊지 못해서, 늘 밤이 될 때마다, 늙은 늑대마
냥 입술을 모으고 말하지, 오늘 밤만 아니면
상관없어, 우리가 사랑하던 때는 이미, 오늘
밤만 아니면 상관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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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odum

from 습작 2011. 8. 19. 19:55
모처럼 詩가 읽고 싶어 詩集을 샀다. 詩(들)를 소리 내 읽을 때마다, 입안에서 번지는 야릇한 카타르시스에 취해, 그날 산 詩集을 모두 읽고, 책꽂이에 꽂아 놓으려고 할 때, 나는, 놀라고 말았다. 전부 같은 詩集들이 고스란히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에, 이미 같은 詩集들을 오래전에 읽고 그 자리 그대로 꽂아 두었다는 것에, 나는, 내가 가진 기억은 어떻게 되어 버린 것일까? _ 라는 생각에,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만 같은 나를 발견한다, 그럼, 당신 아닌 당신을 또 다른 사람을 통해 만나게 될 것만 같은 나에 대한 불안함에,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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