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해당되는 글 891건

  1. Another One Bites the Dust 2015.11.11
  2. Whole Body Scanning 2015.11.09
  3. Lettet to me 2015.11.08
  4. Blue Spring 2 2015.02.27
  5. 2014/09/16 02:08 2015.01.31
  6. Butterfly hole 2015.01.31
  7. L 2014.12.23
  8. Copy 2014.12.17
  9. Let it snow 2014.11.11
  10. Happiness is like a butterfly 4 2014.10.30
  11. Do you know who I am? 4 2014.10.12
  12. Dime Novel #26 - Beyond doubt 2014.09.16
  13. Light Pollution 2014.09.03
  14. Dime Novel #25 2014.08.26
  15. Manque a etre 2014.08.14
  16. Dime Novel #24 2014.08.07
  17. Brand new days 2014.08.05
  18. A* algorithm 2014.08.03
  19. Why so serious? 2 2014.08.02
  20. The Liar 2014.08.02
  21. Where am I going? 2014.07.31
  22. They never saw each other again 2014.07.30
  23. Only sound remains 2014.07.28
  24. Like noise 2014.07.17
  25. Storytelling #2 2014.07.16
  26. Just one day 2014.07.16
  27. Storytelling 2 2014.07.14
  28. Burn out 2014.07.13
  29. Let me see 2014.07.12
  30. Mirror social club 2014.07.11

Another One Bites the Dust

from 어떤 날 2015. 11. 11. 02:15


길을 잃어버리는 데는 사실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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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le Body Scanning

from 어떤 날 2015. 11. 9. 03:53

사랑할 수 없는 날들이 있다, 분명, 그것이 1년 중에 364일이더라도, 사랑할 수 없는 날들이 있다.


*


위안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그 주변을, 한참동안 서성였지, 내가 그 사람들을 위로해 줄 수 있다

면 나도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한참을 그들 주변을 맴돌고 있었지, 내가 하는

위로의 끈이 끊어져, 나도 내동댕이쳐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밤새, 그렇게 주변을,


*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날들이 있어, 분명, 그것이 1년 중에 364일이 아니더라도, 그런 날들이 있어.


*


그 모습이 보고 싶었어.


*


당신이 내게 말한다.


*


2012/11/19 - [어떤 날] - Cold Black Night

2009/06/17 - [글쓰기] - Love Re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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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t to me

from 어떤 날 2015. 11. 8. 18:22

당신 마음에 들지 않는 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밤. 그런 날이 모두 끝나고,

당신을 대체할 무언가를 찾기 위해 그동안 헤매던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눈물이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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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Spring

from 낙서 2015. 2. 27. 03:04

깊은 소멸, 네 얼굴에 나 있는 두드러기를 만지기라도 하듯이, 그냥 하루가 가버리는 느낌이 생소했어. 그 감촉으로 너를 다시 만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들었어. 손에 나 있는 굳은살이 마치 너를 떼어내고 싶어하는 날을 기다리기라도 하듯이, 그 가려움을 나는 어떻게 할 수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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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6 02:08

from 어떤 날 2015. 1. 31. 02:21
긴 밤이 지나면 새벽이 찾아온다. 짧은 순간, 비처럼 앞을 내리는 네 모습을 나는 보게 된다. 그 모습이 너무 선명해서, 나는 반복적으로, 눈을 감고, 마음속에서 울려대던 BLUES 를 재생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나는, 지금의 내 모습이 아니고, 네 모습을 닮은 내 모습도 아니고, 늘 꿈에서 그리던 나 자신의 모습도 아닌, 이상한 종류의 사람이 되어 책상 앞에 앉게 된다. 나는 빈틈없이 네게 했어야만 했던 거짓말을 떠올리고, 그 말을 하지 못했던 내 모습을 상상하고, 미처 보지 못했던 네 얼굴에 드리워져 있던 원망 섞인 네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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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terfly hole

from 어떤 날 2015. 1. 31. 02:06

그래 너도 곧 먼지가 될 거야. 어쩔 수 있겠니? 바람처럼 차가운 기름을 마음에 붓도록 하자. 길을 잃었으니,

찾아갈 곳도 없어. 누운 자리에서 그대로 멈추자. 어디를 가든, 오늘 같지 않은 날들만 이어지길 바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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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from 어떤 날 2014. 12. 23. 14:39

책 속에 적힌 거짓말을 읽는 일, 그리고 거짓말 중의 거짓말, 을 읽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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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

from 카테고리 없음 2014. 12. 17. 00:09

내 마음이 끝나는 곳, 너를 만날 수 없는 곳에 도달하는 때, 그리움처럼 네 이름이 잊혀 버리던 순

간, 기어이 나는, 실체 없는 너를 끌어안고는 말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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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it snow

from 어떤 날 2014. 11. 11. 00:00
내가 당신을 지울 수 없을 때, (페
리어 방울이 목에 걸려 있어),
억이
반복 재생되고 있
을 때, 그 시간
은 고장 난 8mm 캠
코더가 만
들어내는 영상이 되
어 버리지 _ 


그 왜곡이 너와 나의 관계
를 만들어 내고 있는 거야,
당신이 내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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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is like a butterfly

from 어떤 날 2014. 10. 30. 15:25
누구나, 모두, 행복해 질 수 없다는 사실을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 그게 네 마지막 선택이 될 거야.
당신이 내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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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 know who I am?

from 어떤 날 2014. 10. 12. 22:14

좋아하는 장소 중에 한 곳이었어, 저런 곳을 몇 번이나 지나왔는지 몰라, 알겠니? 당신이 내게 말한다. 가고 싶지 않다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당신은 저런 곳으로 나를 몇 번이나 끌고 간다. 그런 이유로, 그때 그 기억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몇 번이고 나는 저곳을 지나간다. 다행히 당신이 없는 그 길을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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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 Novel #26 - Beyond doubt

from Reset 2014. 9. 16. 02:42
낙서가 끝나면, 침묵이 시작된다.

2010/01/11 - [어떤 날] - The empty space

*

언니가 나를 관찰해 주었으면 했어.

맨션의 매트리스 위, 나는, 배낭을 연다, 젖은 신문과 찢어진 소설책과 노점에서 훔친 귤과 선글라스와 리본이 달린 인형과 립스틱과 아이섀도우가 들어 있다, 나는, 매트리스 위에 쪼그려 앉아 찢어진 소설책의 여백에 메모를 한다, 맨션에 들어온 지 한 달째, 언제쯤 나는 도망칠 수 있을 만큼 안전해질 수 있을까? 케이가 그런 나의 모습을 물끄러미 들여다본다. 그냥 낙서하는 거야. 케이를 돌아본다. 케이는 밝은 얼굴을 하고 있다. 천진한 표정으로. 케이는 J가 내 곁에 없을 때 한없이 상냥해진다.

"어떤 낙서?"
"J가 자신을 관찰해 달라고 하니까 뭐라도 써 놓는 거야."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
케이가 말한다.
알고 있어. 언니가 이곳을 언제든지 떠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말이야. 관찰하는 사람은 언어를 쓰지 않아.

맨션의 매트리스는 푸른 꽃과 같은 얼룩이 져 있다. 그곳에 J와 누워 있으면, 꼭 FOUR SEASONS HOTEL의 SEALY 매트리스에 누워 있는 기분이 된다. 퀸사이즈의 매트리스 위에서, 나는, J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로 맨션에서 다음에 어떤 파티를 하면 좋을까, 와 같은 것이었는데, J는 레이브 파티를 기획하는데 탁월할 재능이 있었다. PULP 그래비티를 그리는 것이며, 어떤 음악을 선정할지, 무대는 어떻게 꾸밀지, 조명은 어떻게 할지, 럼과 진 / 보드카를 얼마나 가지고 올지, 그리고 파티에 사용할 엑스를 구하는 것도 모두 J의 몫이었다. 그런 매트리스 위로 달빛과 맨션 안의 오렌지빛 조명이 함께 떨어져 내린다. 그 모습을 보자 BENETINT를 묻힌 J가 생각난다.

"언어?"
케이는 생소한 단어를 쓴다.
"언어."
케이가 말한다.
나는 J가 언니와 행복해지는 것이 싫어. 언니가 오기 전까지, 우리는 아무 문제 없이 지냈어. 서로 의지하며, 힘든 일이 있을 때 서로 도와주면서 말이야. 그러는 동안에 서로의 언어를 배웠어. J와 나는 공통의 언어를 가지고 있어. 어디에나 언어는 있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와 같은 언어도 있을 테지만, 여기 맨션에서는 맨션에서만 통용되는 언어가 있고, 다운타운에는 다운타운에서만 통용되는 언어가 있어. 언니에게도 언니를 이루고 있는 언어가 있을 테지만, J와 나는, 언니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공통의 언어를 가지고 있어. 그게 기억을 재생시켜 주니까. 그러니까 우리 사이에는 언니가 필요 없어.
자신을 위해주고 아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옆에 있게 되면 그때부터 세상은 끝이 나는 거야. 알고 있지?

케이의 말을 듣자, 마치 오랫동안 팔을 괴고 있어, 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상한 섬에서의 사내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기억이 담요로 머리를 씌우는 것처럼 나를 덮쳐 왔다. 이상한 섬에서의 사내는 내게 몹쓸 일을 많이도 시켰다. 그리고 나는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사내가 하는 일을 관찰했다. 사내의 습관, 말투, 인상, 좋아하는 일, (들), 싫어하는 일, (들), 사내 자신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변덕스러운 감정의 변화, 같은 것 (들). 그러는 사이에 사내에게는 사내만의 독특한 행동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관찰하는 것이라면 자신 있어.
내가 말한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

케이는, 그런 일은 가능하지 않다, 고 하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순간 궁금해졌다. J가 말한 '관찰'이라는 것과 내가 알고 있는 '관찰'은 다르다.

나는 낙서를 끝낸 소설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낙서가 끝나면, 침묵이 시작된다. 공통의 언어가 없는 관찰. 케이의 독백. J의 해체]

J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2009/06/24 - [글쓰기] - Paint Me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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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Pollution

from 어떤 날 2014. 9. 3. 03:57

그래, 더 흔들려야지, 쉬지 않고, 멈추지 않고, 더 많이 흔들려서, 여기에 의미를 더 해야지,
기왕이면 끝나버렸을 너와 나의, 관계 속에서 만이라도, 빛이 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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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 Novel #25

from Reset 2014. 8. 26. 01:14
맨션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이 있었다. 우리는, J와 (케이?) 나는, 맨션의 제일 꼭대기에서 그 모습을 내려다보고는 했다. 이를테면, 태풍 전날이나, 추운 겨울이 오려고 할 때쯤, 그렇지 않으면 BOXING HOLIDAY 를 2일 정도 앞둔 날, 주로, 맨션으로 돌아오고는 했다, 다운타운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아이들, 나는 그 모습이 믿어지지 않아서, J에게, 어떻게 다시 돌아오는 것일까? 언제나, (나는),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데 말이야, 라고 했다, J는, 멈추지 못하면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 라고 말하며, 큰 소리로, 손을 흔들면서, 아이들을 불렀다. 어디에 갔다가 오는 길이야?

윤, 이라고 이름을 밝힌 아이가 맨션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우리는, J와 (케이!) 나는, 그 아이를 만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BURBERRY 패턴과 유사한 체크 남방과 청바지를 입은, 비쩍 마르고 키가 제법 커 보이는, 윤, 이라는 아이는 케이와 같은 학교를 다녔다고 했다. "사실 처음 며칠 동안은 좋았어, 다운타운에는 여기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넘쳐나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설레기도 하고, 무엇이든 신나는 일들이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했어. J가 구해다 주는 엑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그런 좋은 일들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어." 윤, 이라는 아이는 호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어서 보여준다, 황금빛의, 5cm 는 되어 보이는 열쇠다, 다운타운에서 가져왔다고 했다. 

"어디를 가나 그곳에는 먼저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먼저 태어난 사람이든, 먼저 이주해 온 사람이든, 뭐라고 할까, 맨션에는 J와 (케이?) 가 있는 것처럼, 다운타운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어. 맨션은 작고 알기 쉬운 곳이니까, 여기는 J와 (케이!) 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왔다가 갈 수 있는 곳이니까, 상관없지만, 거기는 그렇지가 않았어, 가령, 맨션에서 왔다고 하면, (한 번 와본 적도 없으면서) 놀려대는 거지, 거기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곳이야, 라는 식으로 말이야. 그래서 멈추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어. 대신 이걸 가지고 왔어."

J는 열쇠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쳐다보다가,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워, 공중으로 올려다보기도 했다. 뭐지 이건?
"열쇠." 윤, 이라는 아이가 말한다. "그냥 참을 수가 없었어. 어디를 가나, 우리를 이상하게 보는 것만 같았거든. 단지 맨션에서 탈출, 해서 좋기만 했는데도,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견딜 수가 없었어.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이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것들만을 훔치기로 했어. 오래된 라디오라든지, 자전거, 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CHEVY NOVA 같은 차량이라든지, 낡은 옷, 그리고 약간의 현금, 그리고 J가 준 엑스까지, LENOX AVENUE 가 끝나는 창고에 가두어 두고 왔어, 자세히 찾아보면, TEDDY BEAR 도 볼 수 있어. 이게 그 열쇠이야."

윤, 이라는 아이의 명쾌한 설명에 J가 웃어 보였다. 맨션에도 BULLYING 은 있다. J는 나로 인해 소원해진 케이가, (나는 네가 행복해지는 것이 싫어, 라고 하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고, 몇 번이고 입안으로 엑스를 밀어 넣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케이는 정신을 잃고, HIGH 의 상태에서 끈질기게 J를 잡아당기고, 그런 케이를, J는 밀쳐 내었다. 

"멈출 수 없으면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어."
J가 말한다. 멈출 수 있는 사람만이 BULLYING 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마치 아이들이 황금빛 열쇠로 BULLYING 을 멈추었듯이. 맨션에 있는 동안은 한 번도, 이곳을 벗어나 다운타운으로 간 아이들이 도시에 불을 질렀다는 뉴스를 본 적이 없다.

2009/05/09 - [어떤 날] - An Adequate Perfor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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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que a etre

from 어떤 날 2014. 8. 14. 20:22

이제 윙크는 그만해, 당신이 내게 말하고, 당신의 맘에 들기 위해, 나는, 변함없이 당신 앞에서 윙크한다. 그리고 당신은 이별 앞에서, 네 윙크하는 모습이 너무 지겨워졌어, 라고 말하고, 당신의 맘에 들기 위해, 나는, 변함없이 당신 앞에서 윙크한다, 지금도, 나는, 윙크를 한다, 당신 아닌 사람들 앞에서, 당신이라고 믿으며, 끝내 거절 받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당신 맘에 들기 위해, 나는, 변함없이 당신 앞에서 윙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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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e Novel #24

from Reset 2014. 8. 7. 01:40
전화가 걸려온다, 당신이다, 나는, 무더위에 잠을 잘 수 없어, 얼음으로 가득 찬 욕조 안, 에 몸을 담그고 수면 위, 에서, 의뢰인이 선물로 준, ROMANEE CONTI 를 홀짝이고 있었다. 걱정되어서 전화했어. 당신이 말한다. 얼음물로 차가워진 허벅지와 가슴에서, ROMANEE CONTI 의 향이 새어 나오는 것 같다. 조금 발그레한 얼굴로, 무슨 말이야? 라고 묻는다, 나는, 그 의미가 궁금해서라기 보다, 당신이 어떤 표정으로 수화기에 귀를 대고 있는지, 어떤 복장으로, 어디에서 전화를 거는지가 궁금했다. 그냥 TV 를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 온갖 학대에 대한 이야기들만이 흘러넘쳐서, 네 생각이 났어, 언제였더라, J와 케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난 다음 날인가 그랬을 거야, 모두 학대받고 있어, 단지 그 사실을 모를 뿐이지, 라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어, 아마, 그러니까 그런 모습을 보고, 네 기억이 되살아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 이야기를 듣고, 손에 쥐고 있던, 붉고 푸른 튤립꽃을 닮은 잔을 비스듬히 기울여서, ROMANEE CONTI 를 욕조로 흘려보냈다, 곧 욕조 안, 은, 마치 푸른 잉크가 아지랑이를 피우듯, 붉은 실타래들이 흩어져서 내 몸쪽으로 와 닿았다. 그러자 알몸으로 있는 것이 다행인 것처럼 느껴졌다. J를 만났어, 정확히 말하면 J가 나를 찾아왔었어. J? 내가 말한다. 자리에서 일어선다. 체리 향이 나는 루비색의 액체 방울이 차가운 코끝에 맺혀 있는 것이 보인다. 그 모습이 등 뒤에 나 있는, 나의, 푸른 반점들과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 속의 당신은,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듯이, 그 반점들을, 눌렀고, 나는, 아파, 라고 당신에게 말했다. J가 무슨 일로? J가 당신을 어떻게 알아? 맨션에 있을 때 네가 하는, 내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어, 깡마른 몸에 단발머리를 하고, 손에는 아직 지워지지 않는 유화물감이 묻은 채로 왔었어. J가 그러더라고, '나'를 통해서 [너]를 알 수 있는지 궁금해서 오게 되었다고, 신문에서는 온통 학대에 대한 이야기들만이 넘쳐 흘러서,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 고 했어. 그래서, 나도, 궁금해졌지, 네 기억은 어떤지에 대해서, 아직 그대로라면 좋겠어, 네 기억은, 변하지 않는 그대로, 라면 좋겠어. 당신이 말한다. 수화기 너머에서 J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내가 언니에게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언니는 또 왜 내게 그런 짓을 했는지, 따위는 정말 궁금하지 않아. 단지 아무도 그 시간을, 멈추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그 무언가, 가 없었다는 사실에, 그 일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언니가 지울 수 없이 미웠어, 언니와 나 사이는 그런 이유들 뿐이었어. [나?]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어, 내게 기억이 있었던가? 학대에 대한 기억이라면 무엇을 말하는 건지도 불분명해, 내가 말한다. 전화를 끊고, 나는 마른 수건으로 온몸을 닦고, 나, 와, 화장대 앞에서 J를 위해 화장을 하기 시작한다. 학대는 고통을 전달하지 않고, 상상력을 차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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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new days

from 어떤 날 2014. 8. 5. 04:20
내게 진정한 사랑이 찾아왔을 때, 언제라도 알아차릴 수 있게, 변함없이, 나는 누군가를 또 사랑하고 있을 거야. 너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게 전부니까, 이별 후에 어떻게, 그렇게 빨리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지, 따위의 질문은 내게 하지마, 라고, 당신이 내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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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algorithm

from 낙서 2014. 8. 3. 03:27
비가 온다. 
시린 졸음이
나를 찾아온다.
아주 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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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so serious?

from 어떤 날 2014. 8. 2. 02:38
문장은 짧아야 한다, 인생이 그렇듯 /

2009/11/05 - [어떤 날] - Blues-ette
2009/11/08 - [Reset] - Dime Novel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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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ar

from 어떤 날 2014. 8. 2. 02:20
거짓말을 많이 하면 배가 아프다. 바닥에 배를 대고 누워 있으면 그 통증이 어깨와 머리, 목으로 전해진다. 발가락 끝이 따갑고 가려워지고, 어떤 위치에 발을 가져다 놓아도 불편한 시간이 이어진다. 진실을 대답하고 싶지 않을 때, 부끄러운 일을 떠올리고 싶지 않을 때, 초라한 진짜를 감추기 위해, 그리고 당신을 잊기 위해, 나는, 지금도, 10:00 PM - 00:00 AM 사이, 술에 취한 날, 당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해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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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m I going?

from 어떤 날 2014. 7. 31. 03:35
잠에서 깨면 반복적으로 드는 질문, 여기가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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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 그렇게 많은 사랑을 했어도 네가 지워지지 않아, 두 번째 세 번째의 것은 희미하기만 한데, 너에 대한 기억은 카메라의 초점이 맞추어지듯 선명해지기만 하고 있어, 네가 내 사랑의 기준이 되어 버린 건 도대체 어느 때부터였을까?

너는, 그 녀석을 만난 걸 기준으로 세상을 보게 될 거야. 그리고 그 자리에, 네가 진정으로 사랑했던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너 자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까지, 그 일은 계속 반복되기만 할 거야.
당신이 내게 말한다.

이젠 당신마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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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sound remains

from 어떤 날 2014. 7. 28. 03:13
사랑했지만, 비처럼 차가워진 어느 날, 이 뜨거운 빛깔도 사라져 버릴 듯 / 이 아득한 기억의 이름들, 을 되찾을 수 있을까?, 걱정하며, 날이 새도록 잠들 수 없 / 는 어느 밤, 한편에, 잠자고 있을 네 모습도, 지금은, 아련하게도 보이지 않아 / 어쩌면 좋아, 를 연신 내뱉으며, 하루를 더 먹어가지, 사라져 버릴 운명의 태양계 속, 을 떠돌고만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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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noise

from 어떤 날 2014. 7. 17. 07:41
잠에서 깨어 나면 NOISE 가 시작된다.
당신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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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telling #2

from 어떤 날 2014. 7. 16. 10:31
이야기는 아주 특이하게 시작된다. 나는 앉아 있다, 는 것에서부터, 목이 타서 마신 페리에의 거품이 목을 간지럽힌다, 나는 눈을 깜빡이고, 타이핑을 하고, 손가락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가, 어제는 무엇을 했었지?, 라고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고, 다시 목이 타서 페리에를 한 모금 들이키고, 방 안의 온도를 확인한 뒤에, 에어컨의 설정 온도를 아래로 낮추고,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었다가, 스마트폰을 한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이, 꼭 다른 무언가를 쥐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라고 생각할 때까지, 그러다 네 생각이 나고, 우리가 보낸 거짓, 없이 추악했던 날들을 떠올리고, 그런 네 모습을 한쪽 눈, 을 찡긋 감은 채 뷰파인더로 들여다 보던 때의 모습과, 앙상하게 뻗은 허벅지에 나 있던 솜털을 네가 핥고 있던 때의 모습까지, 네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던 나는 어김없이 얼굴이 붉어져서, 무엇이라도 몸 안에서 밀어내고 싶어지던 때, 땀과 타액이 마르지 않고 흐르던 아주 심한 여름날과, 그 날들과 지금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낼 때까지, 멈추지 않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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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one day

from 어떤 날 2014. 7. 16. 01:29
네가 아름다울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너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었어. 
당신이 내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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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telling

from 어떤 날 2014. 7. 14. 15:05
이야기를 쓴다. 이야기가 쌓여 페이지
가 늘어갈수록, 내가 보낸 시간이 곱
절은 더 늘어난 것 같은 착각이 마
음에 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찮고, 쓸모없고,
즐거운 시간(들)이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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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n out

from 어떤 날 2014. 7. 13. 05:35
그 날을 잊어서는 안 되지, 그 겨울, 벌거벗고 끝없이 사랑을
 
누었어도, 우리 모두, 조금도 따뜻해지지 않았어. 그렇지?
 

 
당신이 내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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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me see

from 어떤 날 2014. 7. 12. 15:25
똑딱거리는 소리, 불안정한 자세로 앉아,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 토해내고 있는 너를 보고 있었어, 네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고, 입에서는 쉼 없이, 몇 분 전까지 아름답게 접시에 담겨 있던 음식물이 흘러서, 네 가랑이 사이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었어. 나는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휴지를 가져가 네 입을 닦아주고, 네 얼굴을 올려 눈을 보려고 했었어, 너는 숨을 쉴 때마다, 마디처럼 악취가 나고 있었는데, 그 날 화장대 앞에서 며칠 전에 산 GIVENCHY 의 SUNGLASS 로 네 얼굴을 덮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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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ror social club

from 어떤 날 2014. 7. 11. 01:25
그게 무엇이든, 나는, 이야기의 힘을 믿어, 네 이야기를 내가 모두, 듣게 되었을 때,
가 다른 일이 일어나게 될 거라는 사실을 믿어, 나를 통해, 너는, 너를 보게 되는 거야.
 
당신이 내게 말한다.

내겐 당신 이야기 외에는 (이제)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없다.
그걸 알기나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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