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ing'에 해당되는 글 12건

  1. Light Micrograph 8 2009.10.15
  2. Straight, no chaser 6 2009.08.18
  3. Sexual Comment 2009.07.10
  4. Blue Note 4 2009.06.30
  5. Scratched Ending 8 2009.06.28
  6. Big Blue 2 2009.06.27
  7. Paint Me Blue 14 2009.06.24
  8. Emotional Experience 2 2009.06.23
  9. Loss 2 2009.06.21
  10. My life is a longing. 2009.06.21
  11. Synchronicity 2009.05.20
  12. You, too. 2009.05.14

Light Micrograph

from 어떤 날 2009. 10. 15. 04:34

첫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던 것, 당신이 내게 알려주었던 것, 기억해. (C: collagen fibers, E: elastic fi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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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ight, no chaser

from 글쓰기 2009. 8. 18. 12:55

미안해, 잊었어, 아직 낙엽이 지려면 멀었거든.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걷는 날이 늘었다. 이별을 극복하기 위해 그림 그리는 것도 글 쓰는 것도 그만두었다. 대신 낡은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 이별이 내게 주는 의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길을 걷는 동안, 나는, 주변의 풍경이나 지나쳐 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지 않는 나를 발견한다. 이별은 늘 불우한 내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하고, 그것은 내가 지금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내 주위에 머물러 있다. 어느 날, 나는, 작은 골목길에 들어섰고, 이내 길을 잃어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랐다, 그리고, 그 때 나는, 내 앞에 떠 있는 저 모습을 보았다. 나는 아무 의식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한숨을 쉬었다. 우연히 사진을 정리하다 저 모습을 한 번 더 보게 된다. 그러나 생각할수록, 나는, 왜 그 때 그 장소에 있었고, 무엇 때문에 저 사진을 찍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상처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고, 내가 원하지 않을 때 의지와 관계없이 생기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Thelonious Monk 를 들으며, 그런 생각을 한다.

2009/07/19 - [어떤 날] - Made in 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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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ual Comment

from 글쓰기 2009. 7. 10. 13:56
손톱을 깎는다, 짧게, 누군가를 할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마음이 놓인다, 짧아진 손톱의 가장자리로 옅은 피가 묻어 나온다, 짧아서 흘리는 피는 따갑다, 아침을 먹고, 출근 준비를 하고, 나는 웃는 연습을 위해 거울 앞에 앉는다, 화장을 하고, 마스카라가 마음에 들지 않아 아이섀도의 색을 바꾼다, 어제 읽다 만, Demian 을 핸드백 안에 넣으며, 몇 번째 읽는 것일까? 를 생각한다, 내 눈에는 아직 어제 보았던 푸른 달이 맺혀 있다, 시력이 나빠,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끼운다, 올 가을에는 LASEK 을 받을 수 있을까? 너 같은 건 눈이 나빠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해, 다다미가 깔린, 집이 딱 한 채 밖에 없던 그 섬에서 아저씨가 내게 한 말이 떠오른다, 나는 그 말이 진실이기를 바란다. 이만큼 성장한 나를 그 섬에서 반겨줄까? 그 아저씨는 아직도 그 섬에 남아 있을까? 역시 가출같은 건 몸에 좋지 않다. 하얀 시폰 원피스를 입는다, 속옷색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푸른색 미니 원피스로 갈아입는다, 다리가 거울에 비친다, 그 섬의 아저씨는 이 다리를 보며, 넌 참 사랑스러워, 라며 이야기하고는 했다, 그것은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었다. 현관문을 닫고, 다시 현관문을 열어, 메모장에 휘갈겨 쓴 것을 현관 안에 붙인다, 곧 J가 올 거야, 그 때까지 여기 있으면 안 돼, 나가, 캐노피 안에서는 그 섬의 아저씨를 닮은 사내가 잠들어 있다, 녀석은 그 아저씨만큼 과격하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쓸모가 없다. 오늘은 J와 저녁을 먹을 것이다, 오늘만은 탐욕스럽게 J의 부른 배를 필름에 담을 것이다, 그리고 어제 내가 보았던 푸른 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그 달을 보고 나면 헤어지지 않고는 배기지 못해, J의 벗은 몸을 상상하며 자동차에 시동을 건다, J의 벗은 몸은 늘 아름답다. 나는 그 몸에 떠 있는 푸른 달을 J에게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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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Note

from 글쓰기 2009. 6. 30. 01:09

내가 걸을 수 없는 이유는 하나 밖에 없어, 그건 당신도 알 거라고 생각해, 비가 오는 날도 나는 잘못되지 않아, 이 무더운 날에도 나는 잘못되지 않아. 강변을 걷는다, 비가 오고 해가 다시 뜨고, 날이 맑아 오는 때, 나는 강변을 걷는다, 얼마 전에 지하철역 LOCKER 에서 내 열다섯의 기억이 적힌 BLUE NOTE 를 가지고 왔다. "당신과의 마지막 여행이 끝나가려고 할 때 그제야 난 아직도 당신의 지퍼가 열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하마터면 나는 그 NOTE 를 저 강에 빠뜨릴 뻔 했다. 빠뜨려야 했다. 날은 아직도 무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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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atched Ending

from 어떤 날 2009. 6. 28. 11:43

이런 풍경은 항상 기분이 나빠, 나는, 여기서 달아날 수 있을까? 내가 잘못했어, 며칠 전부터 사내가 아프다, 열이 나고 기침을 한다, 매일 눈물을 흘리고, 추위에 떤다, 이런 기회가 또 올 수 있을까? 나는 도망치기 위해 바다로 나간다, 이대로 두면 사내가 어떻게 될지도 몰라, 그래, 내가 조금 더 잘 보살펴 주면 사내도 나에 대한 마음을 다르게 먹을지 몰라, 다시 사내에게 돌아간다, 이런 순간의 나는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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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Blue

from 글쓰기 2009. 6. 27. 02:13

해질녘이면 과거에 내가 쓴 글을 가지고 테라스로 나간다, 해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기 전까지, 나는, 테라스에 앉아 그 글을 읽는다. 그리고 나는 과거와 얼마나 비슷한 고민을 지금 하고 있는가 하는 것에 놀라고, 그럴 때마다 그 해답을 내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나는, 열다섯을 기묘한 무인도에서 보내었다. 그곳에는 다다미가 깔린 집이 딱 한 채만 있고, 그곳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두 번 오는 어부들의 배를 훔쳐 타야만 했다. 섬 주위로는 온통 푸른 바다만이 있고, 닳아빠진 돌멩이들과, 누구도 밟지 않은 작은 모래사장 같은 것이 있었다. 그 때 난 가출하고, 열흘을 굶은 상태였기 때문에, 누구든 나를 어떻게 해 주길 바랐다, 정말 누구든 이었다, 그러다 어느 해변에서 낯선 사내를 만나 무인도로 향했다, 나는 낯선 사내와 팔짱을 끼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안전하다고 느꼈다. 그 사내가 나를 구원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곳에서 나는 그저 푸른색에 중독되어 갈 뿐이었다. 그 섬은 사내를 위한 섬이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 때부터 글을 적기 시작했다. 사내 몰래 숨어서 글을 적었다. 주로 적은 것들은 그리운 가족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다 사내에게 내가 쓴 글이 들키면 나는 여지없이 벌을 받았다. 이걸 글이라고 적은 거니? 너 같은 건 안 돼, 나는 뜨거운 여름날 집 밖에 서 있는 벌을 받았다. 내 살갗에는 그 때의 기억이 남아 있다, 여름이 되면 그 때의 기억이 살아난다. 이후로, 나는, 누군가가 내게 칭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 같은 것은 무엇을 해도 안 된다는 것을 그 섬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대신, 누군가가 내게 비난을 하면 안심이 된다, 익숙한 느낌, 그래 맞아, 나 같은 건 원래 그래, 열다섯 이후로 나는 사랑을 배우지 못했다. 섬을 도망쳐 나올 때, 나는, 섬에서 내가 적은 글만을 가지고 나왔다, 플라스틱 비닐랩 같은 것으로 내 기억을 온 몸에 동여 메고 나왔다, 그리고 지하철역 LOCKER 에 숨겨두었다, 두려웠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거길 다녀왔다, 500원, 0007, 내 사랑은 그곳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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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t Me Blue

from 글쓰기 2009. 6. 24. 21:04

 
저 하늘, 그 때의 일이 생각나. 서 있기만 하는 거야. 날 이런 곳에 세워 놓지 마, 조금만 있어 봐, 당신은 바닷가에 나를 세워 두고 페인트 통에 담긴 저런 하늘색의 물감을 내게 뿌린다. 그리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당신은 의자에 앉아 있고, 나는 축축하고 냄새나는 덩어리로 범벅이 된다. 머리카락에서 내려오는 물감이 눈 안으로 들어갈 것 같아 눈을 뜰 수가 없고, 입에서는 침과 함께 물감이 새어 나온다. 어디 마음대로 해 봐. 
  나는 열다섯에 집을 나왔고 해변에서 어느 사내를 만나 무인도로 함께 왔다. 이곳은 다다미가 깔린 집이 한 채 있고, 어부의 배들이 하루에 두 번 찾아온다. 가끔 그 사내는 내게 엉뚱한 부탁을 한다. 싫어, 라고 얘기하면 오늘은 밖에서 자, 라고 하거나, 오늘 밥은 없어, 라거나, 지금 입고 있는 옷, 내 것이지? 벗어, 라고 말한다. 비폭력적인 고문은 세 가지 밖에 없어, 재우지 않거나, 먹을 것을 주지 않거나, 옷을 벗겨 놓는 거지, 그건 사람이 극도의 분노에 차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의 하나야, 의식주와 관련된 것들로 위협하는 것 말이야, 그건 네 집이나 학교에서, 지금 이 나라에서 하고 있는 일과 같아. 그 사내가 말한다. 사내가 만족하면 내게는 샤워하는 것이 허락되고,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일이 허락되고, LES MISERABLE 를 읽는 것이 허락된다, 그리고 내 방 한편에 놓인  선글라스와 리본이 달린 인형과 립스틱과 아이섀도우를 쳐다보는 것이 허락된다. 수고 했어, 사내가 말한다. 고마워, 내가 말한다. 학대는 칭찬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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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al Experience

from 글쓰기 2009. 6. 23. 23:40

그건 당신도 알다시피 이상한 경험이었어,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있고 (사실 난 ABBEY 가 더 좋아, 당신에게 거짓말했어) 읽을 수 있는 책이 있었으니까, 그 시절을 상처받지 않고 지나가는 것은 불가능 했어, 그리고 문제는 상처를 얼마나 적게 받느냐 하는 것이 아니었어, 어떻게 받아들이고 누구와 나누느냐 하는 게 더 중요했던 거야, 상처받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며 했던 행동들이 더 생채기를 내었으니까 말이야. 

낯선 곳에 와 버렸다, 이곳은 정말 낯선 곳이다, 집을 나와서 떠돌아다닌다, 사실 그 때는 무엇을 훔치지 않으면 살아 있는 것이 힘들었다, 그리고 어느 해변에서 당신을 만난다, 나는 열흘 동안 굶은 몸을 이끌고 당신과 팔짱을 낀다, 이렇게 해야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배를 타고 헝겊같이 당신의 품에 안겨 이곳에 온다, 나는 당신에게 묻는다, 여기에는 배가 얼마에 한 번씩 와? 하루에 두 번, 도망가려면 새벽에 일어나거나 해질녘에 저기에 서 있으면 돼, 당신은 저쪽을 가리킨다, 어둡고 탁한 하늘 아래에 서 있는 건 당신과 나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엔 누가 살아? 너와 나, 여기에 누가 사냐니까, 너와 나. 그 말이 아주 이상하게 들린다, 당신과 둘이 있다는 것이 위험하고 무섭다기보다, 우주가 단 두 개의 사물로 이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 카메라 마음에 들면 가져,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를 감춘다, 갖고 싶으면 가져, (내겐 소용없어) 라고 속으로 말한다, 괜찮아, 가져. 나는 다시 카메라를 당신에게 보이게끔 한 뒤에 뒤돌아서서 저 모습을 찍는다, 도망치려면 저기로 가야 한단 말이지? 나는 당신이 들을 수 있도록 말한다. 할 수 있다면 말이야, 당신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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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s

from 글쓰기 2009. 6. 21. 21:52

집 앞 바다, 여긴 이상한 곳이다. 당신을 따라 온 이곳은 이상한 곳이다. 다다미가 깔려 있는 집, 내가 지낼 수 있는 방이 있고, 그곳에서 당신은 밤이면 내 발을 씻겨준다. 가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해변에서 당신을 만나 당신을 따라 이곳으로 온다. 너희들도 꿈을 꾸니? 그렇게 헝클어진 모습으로도 꿈을 꾸니? 나는 집 앞 바다에 자주 나가 흐트러진 파도를 보면서 주문을 외운다, 그래야만 한다, 그리고 나는 당신의 눈치를 보며, 당신이 현금을 보관하는 곳과 열쇠를 두는 곳, 지갑을 잘 두는 곳, 뒷문이 있는 위치, 은행 통장이 들어 있는 곳을 유심히 봐 둔다, 그래야만 한다. 나는 입고 있던 스커트와 변색이 된 하얀 셔츠를 버리고, 당신이 즐겨 입는 청바지와 셔츠로 갈아입는다, 배낭에 들어 있던 젖은 신문도 버리고, LES MISERABLE 이라고 적힌 찢어진 소설책을 기워 붙이고, 노점에서 훔쳤던 귤을 당신에게 건네어 주고, 선글라스와 리본이 달린 인형과 립스틱과 아이새도우를 방안 한 곳에 가지런히 둔다, 그래야만 한다. 그러던 중에 당신이 찢어서 바다에 버린 엽서가 생각이 나고, 늦은 밤까지 조금도 편히 잠들지 못했던 과거의 집이 떠오른다. 그러다가 나도 몰라, 거긴 너무 싫어, 라는 생각이 들고, 그래야만 한다는 것이 있을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 나는 몰래 당신이 쓰던 카메라를 가져와서 저 바다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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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is a longing.

from 글쓰기 2009. 6. 21. 18:38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 거야? 나는 당신에게 일주일 넘게 갈아입지 않은 스커트와 변색이 된 하얀 셔츠와 속옷을 들키고, 열흘간 굶었다는 사실도 들킨다, 배낭에 들어 있던 젖은 신문과 찢어진 소설책도 노점에서 훔친 귤과 선글라스와 리본이 달린 인형과 립스틱과 아이섀도우도 들킨다, 그리고 쪼그려 앉아 쓰고 있던 엽서도 들킨다. 도망쳐 왔어, 당신에게 말한다. 어디서 왔어? 나에게 말한다. 서울, 그런데 여기에는 웬일이야? 가출이라도 한 거야? 고개를 끄덕인다, 거기는 좋은데 밤이면 무서워, 늦은 시간까지 papa 가 돌아오지 않으면 무서워, 그렇게 누워서 떨고 있으면 어느 새 papa 가 술에 취해 들어와서 가족들을 모두 깨우고 집에 있는 물건을 부수고 가족들을 때려, papa 는 좋은 사람이야, 다른 사람들이 papa 를 나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 그런데 그런 papa 를 보는 것보다, 늦은 시간까지 papa 가 돌아오지 않는 것이 무서웠어, 그래서 도망쳤어. 가족들에게 잘못했어, 그런 가족들만 내버려 두고 나왔어, 그런데 나 좋아하지? 당신에게 말한다, 무슨 말이야? 나에게 말한다, 다들 그래, 나더러 착하고 예쁘대, 당신에게 말한다, 그러자 당신은 들고 있던 카메라로 타고 있던 배의 선체를 찍는다, 글쎄, 당신은 내가 배낭에 숨겨 두었던 엽서를 아무렇지 않게 꺼낸다, papa, mommy 미안해, 잘하려고 했는데 잘 안 되었어, 떠나와서 미안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당신은 그걸 찢어서 바다에 버린다, 무슨 짓이야? 당신에게 말한다, 이걸로 끝이야, 나에게 말한다. 이 사람이 나를 구해줄 수 있을까? 배를 타고, 흔들리는 파도를 바라보면서, 나에게 말한다. 가지고 있던 콘돔을 모두 써버렸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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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chronicity

from 어떤 날 2009. 5. 20. 00:24

이 바닷가에서 당신을 보았을 때, 나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어, 일주일이 넘게 갈아 입지 않은 스커트와 변색이 된 하얀 셔츠와 속옷을 입고, 열흘간 아무 것도 먹지 않아서 당신이 사준 밥은 절반도 먹지 못했어, 배낭에는 젖은 신문과 찢어진 소설책과 노점에서 훔친 귤과 선글라스와 리본이 달린 인형과 립스틱과 아이섀도우가 들어 있었고, 나는 쪼그려 앉아 엽서를 쓰고 있었어. 도망쳐 왔어, 당신이 내게 다가왔을 때 나는 이 말도 하지 못했고, 나를 구해줘, 라는 말도 하지 못했어. 너는 긴 속눈썹을 가지고 있어, 라는 당신의 말도 어떤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어 _ 당신과 있는 동안 난, 얼마나 불안했는지 몰라, 당신이 내 곁을 떠나갈까봐 얼마나 불안했는지 몰라, 내가 왜 이래야 하는 거지, 무서워, 늘 당신곁에만 있을게, 라고 했어 _ 네가 불안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줄게, 네가 그 불안을 허용할 수 있게 도와줄게, 당신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고, 정말 이후로 나는 당신에게 무엇이었을까? _ 내가 떠나면 어떻게 하나, 라는 불안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줄게, 난, 네 여기에 사는 거야, 내 가슴을 만지며 한, 당신의 말, 은 지금도 아파, 고마워, 늘 _ 당신이 날 떠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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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too.

from 글쓰기 2009. 5. 14. 21:56

사랑받은 적이 없으므로 사랑할 수 없어. 사랑받은 적이 없으므로 _ 사랑받고 있지 않은 상태, 에서만 나는 안전할 수 있어. 내 기억은 오류로 가득해, 무엇일까?, 내가 걸어온 길, 사랑받지 못했어, 그건 내 탓이야, 어떤 일이든, 생존 앞에서는, 일어날 수 있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늘, 살아 있고, 내가 무엇을 이해한다는 것, 은 오류야. 내가 이해해야 할 것, 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야, 그건 내게도 네게도 마찬가지야.

온 집을 뒤진다. 집으로 돌아온다. 가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돈이 떨어져 배가 고프다. 어머니의 폐물( )과 죽은 아버지가 남긴 물건들을 집어 가방에 넣는다. 그걸 팔아 담배를 사고, 술을 산다. 밤새 떠들고 비빔밥과 볶음밥을 사먹고 처음 보는 남자애들과 잠을 잔다, 좁은 자취방, 안에서 나는 한 마리의 나비와 꽃이 된다. 나는 괴로움도 아픔도 느낄 수 없었고, 화를 내는 나 자신도 볼 수 없었다. 열 다섯, 여름, 저 바닷가에서, 난, 당신을 만났다. 그 이후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정말 모든 것이 달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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