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Play of so-called love

2nd cancel 2009. 6. 6. 21:57

우리에게도 무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랑으로 가기 위해 땅 속에 묻힌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나는 전혀 알지 못했고, 그렇게, 사람들은 땅 위에 누워서 하늘을 등지고 이곳을 떠나게 된대, 무슨 말인지 나는 전혀 알지 못했어 _ 당신과 피크닉을 나간 날, 나는 당신을 놀래어 주려고 마음을 먹는다, 점심으로 참치 크루아상 샌드위치와 게살과 아보카도 샌드위치를 먹고, 당신은 베이컨 치즈 샌드위치를 먹는다. 날이 좋아, 당신이 말하고, 나는 머뭇거리며, 그런 것 같아, 라고 말한다. 나는 당신 품에 안겨 있는 동안 당신의 바지 안에 '나를 찾아' 라고 적혀 있는 메모지를 당신 몰래 집어넣고, 당신으로 부터 달아난다. 당신이 가장 찾기 어려워 보이는 웅덩이에 눕기 위해, 웅덩이 위로 잎이 엉켜 있는 나뭇가지들을 올려 두고, 나는 나뭇가지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웅덩이 안에 눕는다. 엉덩이는 차갑고 등은 돌멩이들이 꼬집는다. 이곳에 누워 있으면 금방 당신이 찾으러 와 줄 거야, 라고 생각하며 가만히 자리에 누워 나를 덥고 있는 잎이 풍성한 나뭇가지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찰칵' 하는 소리에 나는 웃고, 날은 어두워 간다. 조금만 기다리면 올 거야, 금방 찾아 낼 거야, 아니 혹시 쪽지를 확인하지 못했으면 어쩌지? 조금 더 잘 보이는 곳에 쪽지를 넣어둘 걸 그랬어, 갖가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뒤집고, 이대로 당신은 돌아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당신은 오지 않는다.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제발 나를 찾아줘, 나는 울먹이면서 연거푸 소매로 눈물을 훔쳐 낸다. 너무 무서워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당신이 달려오는 것을 본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당신은 내 위를 덮고 있는 이슬에 젖은 나뭇가지들을 털어낸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나가다가 넘어졌어, 아파서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어, 라고 말한다. 당신은 화를 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과 헤어진다, 왜 사랑은 확인하려고 하면 더 멀어지는지 지금도 알 수 없다.